“슈퍼 씽킹” 이란 책은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서문을 연다.
단편적인 사실들만 알고있는 것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사실들을 엮어 의미와 해석을 가능케 해주는 것을 “멘탈 모델” 이라고 하며, 이는 다양한 학문에서 유래하기도 하고, 살면서 자연스레 체득되기도 한다.
다양한 멘탈 모델들, 특히 모든 분야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슈퍼 모델” 들을 많이 익히면 “슈퍼 씽킹” 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책의 구성은 저자가 살면서 습득한 다양한 슈퍼 멘탈 모델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이 책이 전달하는 메세지가 책의 서문만을 읽고도 내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 이유를 이 글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나는 “논리력” 이 내가 추구하는 중요한 능력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자각했고 (논리적인 사고가 더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논리력” 이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찾으려 힘썼다. 그 중 첫 번째로 찾은 구성요소는 (어릴 적 부터 왠지 모르게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온) “지식 체계” 다.
한가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도 사람마다 흡수하는 속도가 다르다. 나는 이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지식 체계의 차이에서 찾았다. 자신이 쌓아온 지식 체계가 촘촘하고 빼곡할수록, 그 잘 짜여진 체 속에서 연관도가 높은 지식을 찾아, 새로운 지식을 빠른 속도로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식체계는 새로운 정보의 습득력 뿐만 아니라, 지금 상황에 딱 필요한 지식을 머릿속에서 검색하는 능력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마치 인덱싱이 잘 된 데이터베이스가 검색 속도가 빠른 것과 같다.
고도화된 지식 체계의 특성은 촘촘함 그리고 빼곡함인데, 이 두 특성 모두 개인이 얼마나 다양한 지식을 접했는가와 지식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력을 갖췄는가 에 영향을 받는다.
고도화된 지식 체계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의 «Inside Bill Gates : 빌게이츠 다큐멘터리» 에서 빌게이츠도 자신의 독서습관을 소개하는 대목에서 지식 체계에 대해 언급한다.
‘저는 제 머리 속의 지식의 틀 속에 새로운 지식들의 자리를 찾아 넣는 것을 좋아합니다.’ - < Inside Bill Gates : Netflix >
논리력이 강하려면 논리적 사고에 필요한 근거인 지식들이 수중에 많아야하고, 단순히 수중에 많은 것을 넘어서 빠르게 시의적절한 지식을 꺼내 논리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 따라서 “고도화된 지식 체계” 는 논리력의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항상 아쉬웠던 부분은 고도화된 지식 체계가 논리력 의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분명 논리력을 구성하는 요인이 지식 체계 외에 더 있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 슈퍼 씽킹이란 책의 서문과 목차를 읽고 바로 느꼈다. 내가 찾던 논리력 의 또 다른 필요 조건은 “다양한 멘탈 모델” 이였다는 것을.
멘탈 모델이 무엇인지, 어떤 효용을 가지는지 와닿지 않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나의 글로 돌아가보자. 내가 이 글에서 작성한 다음의 두 글귀는 이 책의 영향을 받아,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던 멘탈 모델을 이용해 분석한 것이다. 첫 번째로 이 대목.
‘그리고 지식체계는 새로운 정보의 습득력 뿐만 아니라, 지금 상황에 딱 필요한 지식을 머릿속에서 검색하는 능력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마치 인덱싱이 잘 된 데이터베이스가 검색 속도가 빠른 것과 같다.’
이 대목에서 나는 컴퓨터공학에서 기인한 “데이터베이스의 인덱싱” 이라는 멘탈 모델을 이용해 지식 체계라는 보편적인 현상을 이해했다. (참고로 이 책에서는 이렇게 특정 학문적 영역에서 기인하였어도 보편적으로 효용을 줄 수 있는 멘탈 모델을 “슈퍼 모델” 이라고 부른다.) 만약 내가 이 멘탈 모델이 없었다면, 지식 체계의 중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지식 체계의 중요성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두번째로는 이 대목이다.
‘고도화된 지식 체계가 논리력의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분명 논리력을 구성하는 요인이 지식 체계 외에 더 있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 슈퍼 씽킹이란 책의 서문과 목차를 읽고 바로 느꼈다. 내가 찾던 논리력의 또 다른 필요 조건은 “다양한 멘탈 모델” 이었다는 것을.’
이 대목에서는 “필요 충분 조건” 이라는 논리학에서 기인한 멘탈 모델을 사용한 것이다. 이 멘탈 모델을 사용하면 위 대목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의 다양한 부분에서 논리적 의존 관계를 더 쉽게 파악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다. 멘탈 모델의 효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렇듯 분명히 멘탈 모델은 똑같은 사실을 마주하더라도 더 빠르게 자신의 방식으로 현상을 해석할 수 있게 해주고, 논리적 결정의 속도와 근거력을 높여준다. 따라서 분명 멘탈 모델은 지식 체계와 더불어 논리력의 필요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슈퍼 씽킹” 이 서문에서부터 강조한 ‘슈퍼 씽킹을 하기 위한 슈퍼 멘탈 모델들의 중요성’ 은 나에게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덕분에 나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논리력” 에 필요한 중요한 요인을 또 하나 찾았다. 이는 내가 앞으로 책을 읽거나 새로운 정보를 얻었을 때, 지식 체계의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새로운 멘탈 모델의 습득 관점에도 집중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부푼다. 부푼 마음으로 서문에서 슈퍼 씽킹의 표지를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