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

idea | 27 January 2019

Tags | okr google book startup

최근 이직 온 회사에서 OKR 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전부터 OKR 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전에 일하던 회사는 10명 남짓한 굉장히 작은 스타트업이었는데, 원하는 목표를 어떻게 하면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찰나에 지인으로부터 OKR 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당시 들었을 때에는, 그저 목표 달성을 위한 좋은 방법론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바빠서 자세히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우연히 서점에서 이 OKR 책을 발견하고선, 집어들은 자리에서 한숨에 절반을 읽었습니다. 그동안 목표 달성에 대한 갈증이 컸던 모양입니다. 내 인생의 목표 달성에 대한 갈증, 현재 속한 회사의 목표 달성에 대한 갈증, 혹은 미래에 내가 간절히 달성하고프게 될 목표의 달성 방법에 대한 갈증 ? 오늘 이 책에서 얻은 OKR 은 나의 이런 갈증을 꽤나 해소시켜줄 수 있는 무엇이었습니다.

이 책은 해나와 잭이라는 공동 창업자가 자신들의 스타트업에 OKR 를 적용하면서 겪는 일들, 그러면서 OKR 에 대해 더 잘 알게되는 과정을 스토리 형식으로 풀어나갑니다. 이 글에서는 그 스토리에서 알게 된 OKR 탬플릿을 간단히 여기 정리하려고 합니다.

OKR 전략이 필요한 이유 : 황금 사과 이야기

책에서 굉장히 인상깊게 읽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릴적 한번씩 읽어봤을만한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의 “황금 사과 이야기” 인데, 이 책에서는 OKR 과 같은 목표 달성 전략이 작은 스타트업이나 큰 기업에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책에 나온 황금사과 이야기입니다.

아탈란타는 스파르타에서 가장 빨리 달릴 수 있었던 여인으로, 결혼 생각이 없었다. 중세 시대보다 더한 고대 그리스인이었던 아탈란타의 아버지는 딸의 독신 계획을 용납하지 못하고 달리기 시합을 열기로 했다. 이 시합에서 젊은 남성들이 경주를 벌이게 해서 이기는 자에게 딸을 시집보낼 생각이었다. 아탈란타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신도 경주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청했고, 아버지는 딸이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 청을 받아들였다.

경주에서 아탈란타는 놀랍도록 빨랐고 거의 이길 뻔했다. 한 남자, 히포메네스가 황금 사과 세 개를 그녀가 앞지르기 시작할 때마다 하나씩 굴리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아탈란타는 신기한 황금 사과들을 줍느라 중간에 멈춰 서야 했고, 결국 히포메네스가 간발의 차이로 그녀를 이겼다. 아탈란타가 애초에 자신이 세웠던 목표에만 매달렸더라면 아무 데도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갔을 것이다!

모든 벤처기업은 아탈란타처럼 그들의 여정에서 온갖 황금 사과들을 만날 것이다. 어떤 중요한 회의에서 주목받을 기회일 수도 있고, 어쩌면 자신을 위해 당신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바꿔달라고 청하는 거물 고객 한 명일 수도 있다. 아니면 당신의 주의를 흐트러뜨리는 독이 든 사과 같은 나쁜 직원일 수도 있다. 벤처기업의 적은 시간이다. 시기적절하게 실행하는 것을 막는 적은 집중을 방해한다.

회사는 훌륭한 목표를 세우고 매주 그 목표들을 달성하는 데 전념해야 하며, 그렇게 달성한 목표들을 축하하면서 나아가야지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그 길에 어떤 반짝이는 사과들이 굴러오든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

스타트업을 다니면 이런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심지어 이 책의 주인공인 잭과 해나도 수많은 황금 사과들을 마주치죠. 현재 회사의 방향성에는 조금 어긋나는 것 같은 찜찜한 느낌이 들지만, 취하면 엄청난 돈이 될 것 같은 기회들.

OKR 은 스타트업들이 이런 황금사과에 휘둘리지 않고 목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고, 신규 사용자 획득과 리텐션율을 Key Results 로 잡았다면, 자신들을 위해 만들고 있던 플랫폼을 개조해달라는 거물 고객을 만나도 확실한 판단을 할 수 있겠죠.

Objective 와 key Results 를 달성하는데 필요하다면 하는 것이고, 필요하지 않다면 빛나는 황금사과라도 지나칠 용기가 필요합니다.

함께 설정한 OKR 을 달성하는 것이 팀에 가장 건강하고 달콤한 사과이기 때문이죠.

실천하기 : OKR 템플릿

OKR 탬플릿은 4개의 영역으로 나뉩니다. Objective 와 Key Results 를 설정하는 부분인 목표,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항상 점검해야할 항목들인 건전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주 해야할 일, 그리고 OKR 을 달성하면서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할 4주 내 향후 중요 이벤트 입니다.

okr1

위의 그림에서 초록색 글씨는 한 분기에 한번 정하는 것이고, 붉은색 글씨는 매주 한번씩 수정하는 것입니다.

목표

objective

Objective & Key Results

목표 칸에는 Objective & Key Results 를 적습니다. Objective 는 조금 추상적일수도 있는 이번 분기에 달성하고픈 목표이고, Key Results 는 그 목표의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들입니다. Key Results 를 모두 달성했다면 Objective 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 지표

Key Results 아래에는 매주 이 목표에 대한 달성 자신감을 0~10 사이의 정수로 나타냅니다. 처음 Key Results를 설정할 때에는, 지금 설정한 이 목표가 달성할 수 있을지, 못할지에 대한 확신이 5:5 여야 합니다. 너무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잡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분기 시작에 최초의 자신감은 5/10 으로 모두 적습니다. 한주 한주를 거듭하면서 자신감 지표는 업데이트 될 것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팀원들에게 현재 팀 혹은 자신들의 상태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건전성

health

건전성에는 OKR 달성을 위해 달려나가면서도, 중간 중간 점검해야 할 상태들입니다. 수치화해서 관리를 한다기보단, 매주 건전성 체크 목록에 있는 항목 중, 이번주에 점검해보면 좋겠다라고 꼽힌 2~3가지 정도를 팀이 함께 이야기하면서 현재 건전하게 지켜지고 있는지, 안되고 있다면 어떤 노력을 더 해야할지 정성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이번 분기의 목표를 “고급스런 브랜드 인식 심어주기” 라고 잡았고, 목표를 향해 온 팀이 전념하다보면 자칫하면 코드의 건전성, 수익 구조 와 같은 팀의 건강함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들을 놓칠 수 있습니다. 이런 항목들을 건전성 칸에 배치해두고 매주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번주 해야할 일

week

이번주 해야할 일 칸에는 이번 분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주 해야할 아주 중요한 일들 3가지 만을 적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보 공유의 목적이 아닌,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들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리스트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슨 일을 이번주에 집중하고 있는지 다른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한 Todo 리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팀이 아무리 많은 일을 이번주에 진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중요한 3가지 일만 적습니다.

4주 내 향후 중요 이벤트 알림

event

4주 내 향후 중요 이벤트 알림 칸은 정보 공유의 목적이 강합니다. 향후 4주 내로 큼지막하고 중요한 이벤트들을 매주 적어놓으면, 다른 부서의 누군가가 갑자기 특수한 요청을 해왔을 때 덜 당황할 수 있고, 다른 부서의 사람들이 요즘 무엇때문에 정신이 없고 매주 외근을 하는지 아는데에 도움이 됩니다.